이래저래 좀 바빴더니 근 한달을 방치하고 있었네.
뭐, 일단은 조금씩이나마 촬영건수들이 늘어서 바쁘기도 했고
저번 주말에는 여자친구의 부모님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서 살짝 긴장상태로 보냈고
이번 주말에는 그 부모님들과 함께 속초로 여행가는 길에 운짱이 되어서 장장 13시간 반의 운전으로 주말을 보내느라 지금은 파김치의 몸을 하고 있다. 오전까지 괜찮았는데 잠깐 촬영다녀오고 나니까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네.
1. 여자친구의 부모님들과 첫 인사.
원래는 한참 전에 했어야 하는 건데 시간계획을 잡던 그즈음에 내가 잠깐 수술(^^::)을 받는 바람에 뒤로 미루어진 것이 이제서야 성사된거다. 그 사이 집앞에서 오빠를 만났었고 밥먹으러가다 이모님을 만나 끌려들어가 밥을 얻어먹었으며 부천에 픽업하러 갔다가 길거리에서 어머님을 만났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아버님을 뵈러 나간 자리라 해야되나? 뭐 그렇다.
명색이 여자친구의 부모님을 만나는 자리라 살짝 긴장을 하고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님을 위해서는 양주 한병을 샀고 그것만 사면 어색한거 같아서 과일바구니를 하나 장만했는데 과일바구니가 그렇게 비싼지는 처음알았다. 인사드리기가 쉬운 일이 아님은 이미 지출내역에서 확연히 드러나더만. ㅡ.ㅡ;;; 가난이 죄지.......
아무튼 선물을 전해드리고 자리를 옮겨서 오리요리 집에서 소주를 곁들여 이런저런 대화를 좀 나누었는데 나는 솔직히 이것 저것 꼬치꼬치 물어보시면 좀 어려운 자리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완전 쏘~~~~쿨하셔서 몇 마디 중요한 것만 물어보시고 열심히 즐겁게 술만 마셨다. 질문을 정리해보자면...
'부모님이랑 같이 사냐?' '형제는?' '아버지는 뭐하시냐?'까지는 예상 질문이고 당연한 수순이었는데 그 다음 질문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바람에 잠시 당황했었다. 그 질문들은...
'회사에서 짤릴 위험이 있냐?' '결혼하지 않을거면 지금 헤어져라.' 였다. 특히 마지막 말씀에는 완전 당황해서 잠시 할 말을 잊었었는데 여자친구의 So~~~~cool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뭐, 그렇게 질문공세를 무사히 넘기고 2차를 가서 오빠네 부부와 합류하여 맥주 한잔 더하면서 자리를 마무리하고 분위기도 그랬지만 점수를 따고 싶은 마음에 그 다음 주에 있는 가족여행에 후발대 운짱으로 합류하기로 덜컥 약속을 해버렸다.
2. 여자친구 가족과의 여행.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일주일에 2~3일있던 촬영이 월, 화, 수, 목, 금 5일이 생겨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토요일 오후 5시 반에 종로에서 아버님을 픽업, 홍대에서 수업이 있는 여자친구 학원으로 가서 또 픽업, 내부순환을 타고 북부 간선을 통해 양평을 지나 홍천을 가로질러 속초까지 가는 장장 4시간의 운전을 시작했다. 토요일 저녁 7시의 서울을 빠져나가는 것은 솔직히 미친 짓이긴 했지만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니 양평까지는 정말 곤혹스러웠다. 그 이후 길이 뚫리자마자 레이서의 기질을 발휘해 미친듯이 밟아서 중간에 배고픈 여자친구를 위해 라면을 한 그릇 먹고도 3시간 40분만에 속초까지 주파했다. 도착시간은 정확히 밤10시 10분.
선발대로
가있던 어머님, 이모님, 오빠부부와 외옹치항에서 합류하여 바로 횟집 고고씽. 아버님이 뭐라고 주문을 하셨는데 갑자기 꽤나 큰 접시 두개에 뭔지 모를 회들이 가득쌓여서 들어왔다. 저녁을 이미 먹어버린 선발대는 별로 시큰둥해 했지만 후발대로 오면서 라면하나 먹은 우리는 열심히 회를 먹고 대리를 하기로 마음먹은 나는 아버님과 신나게 소주를 마셨다. 회와 술들을 초토화시키고 나니 밤12시가 좀 넘은 시각. 대리를 불러서 숙소인 캔싱턴스타호텔로 고고씽~ 호텔이지만 크지 않고 그리 고급스럽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묵기에는 아주 적합한 숙소가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들어오자마자 아버님은 씻고 주무시고 나는 여자친구와 오빠와 맥주를 좀더 마시고 숙면.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모두들 씻고 2층에 있는 조식부페를 먹으러 갔는데 내가 내는게 아니라 아무 말 안했지만 완전 이건 사기중에 개사기. 두당 2만원하는 부페에 음식 가지수가 일단 20가지 되지 않는다. 그 흔한 김밥, 초밥 한줄도 없고 학생식당 밥이라고나 할까. 그걸 2만원씩이나 받아처먹다니... 그래서 원래 부페는 한접시 이상은 잘 먹지 않는 나도 의무감을 갖고 두접시 먹었다. 과일이랑 커피, 주스까지 다 챙겨먹었고.
암튼 그렇게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서 건어물과 생선을 사고 싶으시다는 어머님의 바람으로 속초를 돌아댕기며 가게를 수소문하여 건어물과 생선을 get하고 막히기 전에 서울로 고고씽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건 우리 생각일 뿐이었고~~~ 미시령터널 입구부터 막히기 시작하더니 말그대로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너무 막혀 휴게소에 들러 간식거리 사고 다시 출발하고 양평까지 들어오는데 저녁 8시가 다되어 들어왔고 양평에서 점심 겸 저녁으로 화로구이를 먹기로 했다. 배고픈데 운전에 너무 시달렸는지 입맛은 없었지만 서울까지 또 언제 들어갈지 몰라 꾸역꾸역 밀어넣고 나왔는데 '아차'싶었던게 전날부터 지금까지 얻어먹기만 했던 걸 간과하고 있었던 거다. 저녁은 내가 샀어야되는건데 잠시 정신줄 놓은 틈에 이미 아버님이 계산 끝내놓고 나가버리신거다. 그게 오는 내내 머리 속에서 맴돌아서 차는 막히고 이미지는 말아먹은 거 같아서 기분이 점점 꿀꿀해져버렸다. 거기에 마무리 펀치를 맞게 된게 여자친구 집에 도착하니 밤10시가 넘은 시간이라 짐 푸는 거 도와드리고 집에 갈려고 했더니 오전에 샀던 생선과 오징어등을 한아름 싸주시는 것 아닌가. 이거 완전 입만 가지고 왔다갔다 한게 되버린 것 같아서 뭔가 좀 추접스런 애가 된거 같아서 기분 완전 가라앉아 버렸다. 그래서 여자친구에게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다음에 시간되시는 대로 저녁 한끼 대접하겠다고 꼭 전해달라고는 했는데 기분이 그지같은 건 별로 복구가 되질 않더라. 젠장...
그래도 받아온 물건보고 어무이가 매우 기뻐하시니 그 바람에 기분이 좀 풀렸고 여자친구도 문자로 달래주고 그래서 '뭐, 다음에 잘하면 되지'하고 잊기로 했다.
아무튼 주말에 쉬지않고 13시간씩 운전을 했더니 정말 피곤하다. 1박으로 속초나 동해쪽 가는건 정말 힘든 일인거 같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