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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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한국영화의 최대 기대작 중 하나였던 '놈놈놈'.
개봉하자마자 캐간지 정우성에 대한 입소문이 질풍처럼 퍼지고 있는 이 영화를 보았다.
나도 관심이 많았던 영화라 미리 사전정보도 좀 찾아보고
카리스마 캐간지의 세 배우의 앙상블도 매우 기대가 되었기에 부푼 가슴을 안고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완전 못 미치는 영화였다.
이야기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죽였다는 김지운감독의 인터뷰를 읽어서
내러티브는 기대도 안했지만 그렇다고 캐릭터가 잘 산 것도 아니고
무려 2시간 30분의 런닝타임과 후반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의 백미라고도 하던
만주벌판 추격신은 감독의 욕심이었을까, 내가 느끼기에는 너무 길어 지루했다.
처음보고 느꼈던 '아, 스케일 죽이네', '화려하다, 멋지다'는 '뭐야, 길다', '지루해'로 바뀌고 말았다.

영화 전체적인 조명은 콘트라스트 강한, 내가 좋아하는 조명이라 마음에 들었지만
사막의 기운을 전하려한건지 아니면 감독이 그런 색감을 좋아하는건지
전체적으로 영화를 감돌던 노란색의 앰버톤은 그닥 영화와 어울린다고 보이지는 않았다.

김지운감독의 '장화, 홍련'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모개촬영감독도 아직은
자신의 색깔을 가지기에는 부족함이 있어보였고 웨스턴액션활극이라 어려운 점은 익히 짐작되지만
영화의 느낌을 맛깔나게 살리는 영상은 아니었다고 본다.

캐간지 좔좔의 정우성, 감정선이 참 좋은 이병헌, 단연 최고라 여겨지는 송강호.
이 세 배우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지만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낼
이 조합은 정작 김지운 감독 자신에게는 양날의 검이 되어버린 듯 하다.
앞서도 얘기했듯 이야기는 포기하고 캐릭터로 간다고 한 감독말처럼 개성강한 세 배우의 캐릭터를
알맞게 분배한다는 것, 따로 놀지 않지만 그렇다고 섞이지도 않으면서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교차점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정우성은 빠른 말 위에서 장총을 돌리면서 쏘는 캐간지 뿐이고
이병헌은 후반부로 갈수록 악인의 캐릭터가 불분명했졌다. 송강호만이 영화내내 자신의 캐릭터를 간직했을 뿐.
이야기를 죽이면서 조연들도 죽어버렸고 전체적으로 영화가 애매해졌다.

그래도 한국영화로는 웨스턴 스타일에 처음 도전했다는 것,
멋진 세 배우의 조합을 만들어냈다는 것, 아무 생각없이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는 괜찮다는 것 등
많은 장점도 가지고 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기대가 많아서 실망도 컸지만 그래도 괜찮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침체된 한국영화계를 위해서도 흥행에 성공하고 투자도 늘어나서
희성이도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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